YONGSAN

박용식 개인전

《은밀하게 그러나》

2025. 8. 23 - 9. 20.


<은밀하게… 그러나> 박용식 개인전


글 심선용


박용식은 동시대 매체 환경 속에서 파생되는 이미지와 그로 인해 형성되는 사회적 현상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며, 이를 작품으로 풀어낸다. 그는 특히 인터넷과 매스미디어에서 만들어진 이미지, 흔히 ‘짤’이라 불리는 유머 코드 안에 숨어 있는 폭력성과 그로 인해 형성되는 소통 방식에 주목한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이전 작업에서 다뤄온 동물 짤과 새로운 시리즈 작품을 선보임과 동시에, 다양한 매체가 구축한 프레이밍 속 폭력의 양상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신작 디오라마들을 함께 전시한다.


작가는 웃음 뒤에 숨어 있는 폭력성을 보여준다.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주는 유머가 다른 이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으며, 이러한 상반된 경험 속에서 사회 구조를 읽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용식은 인터넷상에서 무심코 소비되는 이미지들 속에 자리한 공격성과 공방의 구조를 포착한다. 짤 하나하나가 무작위적으로 선택된 것 같지만, 그 속에는 공인 이미지와 사회적 맥락을 통해 숨은 폭력의 이야기가 재구성되어 있다. 웃음이라는 가벼운 외피 아래, 현대 사회에서 드러나지 않는 폭력의 양상이 슬며시 드러난다.


또 다른 작업인 동물 조각 시리즈 <블링-불링(Bling-Bullying)>에서는 귀여운 외형 뒤에 감춰진 살과 피, 인간 사회의 냉소를 투영한다. 동물을 의인화함으로써 인간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보여주고, 시스템적·구조적 폭력이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변형되고 감춰지는지를 탐구한다. 폭력의 강약보다는 그것이 얼마나 드러나고 감춰지는지에 대해 그 차이를 시각화하면서, 관람자에게 사회적 현실을 체감하게 만든다.


박용식의 작업은 단순한 유머를 넘어, 시대와 사회, 인간 경험의 복합성을 담아낸다. 이번 전시는 관객들에게 유머 코드 너머의 사회적 구조와 개인적 감각, 그리고 인간 사회의 미묘하고 다층적인 풍경을 마주할 기회를 제공한다. 관람자는 숨은 긴장과 폭력,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을 새롭게 들여다보게 된다. 그리고 그 순간 작품을 통해 드러나는 미묘하고 복합적인 현실의 층위를 경험하며, 세상과 인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마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