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GSAN
강지수 개인전
《ALL ABOUT FAMILY》
2025. 11. 25 - 12. 5.
올 어바웃 패밀리; 세상의 모든 가족에 대하여
이 전시는 동생의 결혼식 날 겪은 사소한 사건을 발단으로 시작되었다.
우리집에는 엄마, 아빠, 나, 그리고 친구가 함께 산다.
우리는 한 집에서, 한 밥솥에 밥을 먹는 식구이며, 서로의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생활 공동체이다. 이렇듯 엄연한 가족인 우리가족, 그러나 우리는 ‘가족'이 아니다. 국립국어원은 가족을 ‘주로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 또는 그 구성원, 혼인, 혈연, 입양 등으로 이루어진다.’라고 정의한다. 그래서 법적으로 따지면 우리는 가족이 아니다.
동생 결혼식을 하는 날, 사진사가 “직계 가족 나오세요!”하고 외쳤다. 친구는 직계가족이 아니라서 나오기를 망설였다. 결국 우리는 친구 없이 가족사진을 찍었고, 친구는 동생 친구석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진사가 별 뜻 없이 한 말에 우리는 왠지 서글퍼졌다.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시절 내가 우리가족을 가족이 아니라고 생각했을 때는 피가 섞여서 가족으로 정의되었지만, 이제 정말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우리가족은 혈연관계도, 혼인관계도 아니라서 가족이 아니라는 게, 어딘가 씁쓸했다.
현대 한국 사회 가족 형태는 날마다 다양해진다. 비혼동거, 퀴어가족, 생활공동체 등 혈연관계나 혼인관계만으로는 엮을 수 없는 울타리 밖의 가족들이 많다. 그러나 그들은 한국에서 ‘가족'이 아니기에, 사고가 나 죽어가는 상황에도 마지막 인사를 나눌 수 없다. 공동의 목표와 가치를 나누며 긴 여생을 함께 하려 하는 다짐에, 우려 섞인 말을 듣거나 조롱받기도 한다.
반면, ‘가족'이라는 정의가 실제로 가족을 의미하는지 아리송한 경우도 있다. 일례로 가족 없이 보육원에서 자란 한 여성이 살해당했지만 알고 보니 족보에 일면식도 없는 가족이 있었고, 그가 가해자와 합의를 함으로써 가해자가 가벼운 처벌을 받게 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혹은 아내와 아들이 합심하여 남편을 살해하였지만, 가해자 본인들이 죽은 피해자의 유가족이라, 서로 합의를 봄으로써 가벼운 처벌을 받는 일도 생길 수 있다. 이러한 법의 맹점 속에서 가족의 의미를 묻지 않을 수 있을까.
당신의 가족은 누구인가? 가족은 무엇인가? 이 전시를 통하여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외친다. 세상에는 다양한 모양의 가족이 있고, 누구든 자신의 가족을 선택할 수 있다고.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존중받게 되기를 소망하며 우리가족의 사진을 찍는다.